The Basic Principle to Design the Environmentally Friendly Building
친환경건축을 디자인하는 기본원칙-1코난이 그려본 미래 친환경건축
1970년대 제작되어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린다.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로 시작되는 경쾌한 주제가는 정말 희망찬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애니메이션은 사실 미래사회를 예언하는 중요한 단서를 포함하고 있는데, 바로 과학문명으로 대표되는 ‘인더스트리아’다. 이 거대 도시는 태양열 에너지로 구동되는 자연친화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태양열 에너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라오 박사는 코난과 함께 세계정복의 야욕을 가진 악당들로부터 이 자연 에너지원을 지키면서 미래의 공동체사회를 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당시만 하더라도 이와 같은 자연에너지로 도시가 운영되는 미래모습은 허구적인 상상으로 그저 그림에 불과했지만 지금 이 시대, 우리는 실제 새로운 도시개발과 현대적 건축물을 디자인하면서 이 자연 에너지원을 건축물에 적용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가 되어버린 미래
‘친환경 건축’이라는 용어의 출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9년, 정부에서 발행한 『친환경적 건축물의 설계 요령』이라는 보고서에서 친환경 설계의 목적을 ‘건물 에너지 절감과 자원절감, 쾌적한 건축환경 조성, 주변 생태계 보존 등을 통해 환경부하를 줄이고 필요로 하는 삶의 질을 만족하는 건축의 추구’라고 정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친환경 건축의 필요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먼 과거부터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관습에 의해 전승되는 풍토건축(Vernacular Architecture)이 이미 존재해 왔으나, 근래에 와서 이와 같은 친환경 건축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세계의 과학자들이 입을 모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경고하고 각국이 기후변화협약에 동참하면서 친환경 건축물이 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시대에 직면한 과제, 즉 과거 애니메이션에서 예견했듯이, 자연 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는 친환경 건축물의 구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시기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현대 사회에서 건축물을 설계할 때 에너지 사용을 배제한 디자인을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겨울철 동해를 방지하기 위한 난방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어두운 실내에서 활동을 가능하게 해줄 조명이 설치돼야 하며, 더 욕심을 낸다면 냉방장치와 각종 전기기기들을 작동시킬 수 있는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처럼 현대 건축물에서는 거주자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양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며, 점점 에너지를 줄여가는 건축물의 출현이 친환경 건축물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미래의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방법은 그 적용 순서가 매우 중요하며 친환경건축 디자인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건축설계는 흥미 위주의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디자인을 지양해야 하며, 과거 전통건축이 그랬던 것 것처럼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기술이 뒷받침된 건축 디자인과, 주어진 환경을 분석하고 이해한 결과를 바탕으로 건축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축설계 종사자 중에는 일부 친환경 계획 분석과정과 자연에너지의 활용 방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한 경우가 있으며, 심지어 Passive방식과 Active방식,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꾸준히 새로운 기술과 친환경 계획방법을 학습하고자 하는 태도 또한 친환경 건축을 디자인하는 건축가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친환경 건축물 디자인을 위한 기본적인 접근 순서와 친환경계획 기법에 대해 설명하고, 정림건축이 친환경건축물 디자인을 완성하는 수단으로 Sustainable Design Process를 수행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친환경건축 디자인 접근의 기본
우선 건축계획적 방법으로, 건물부하를 최대한 줄이고 고효율 설비요소를 적용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신재생 에너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즉, 계획요소의 순차적인 적용이 친환경건축 접근의 기본 원칙이다.
친환경건축의 접근 원칙
건축설계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건물 옥상에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친환경건축이라고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건축 디자인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 설계자가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건축물을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겉으로만 친환경건축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의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잘 지켜야 한다.
먼저 쾌적한 실내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건축계획 방법과 큰 관련성이 있는 기후디자인을 통한 미기후 조절, 에너지절약 기술의 적용, 자연형 시스템 기술이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이들 기술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설비형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기본적인 접근원칙이다. 단계를 나누어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첫 번째, 기후 디자인은 태양, 바람, 식생 등과 같은 자연조건을 방해물로 취급하기보다 자연형 기법으로 활용하여 건축환경을 조절하는 방법을 말하며, 지역의 자연조건에 맞추어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에너지 절약은 건물의 외피면적이 작아지도록 형태를 조정하고 단열을 보강하며 개구부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얻을 수 있는 계획 방법이다. 세 번째, 자연형 방식은 자연형 시스템을 통한 실내 쾌적환경을 조절하는 것으로, 태양열난방, 자연냉방, 자연채광 등의 계획을 적용하는 것이다. 네 번째, 설비형 방식은 자연형 기술로 해결하지 못한 건물 내부의 열, 빛, 음향 등의 환경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여 기계적인 설비를 이용하는 적극적인 조절 방법으로, 고효율의 기기를 적용해야 한다. 다섯 번째, 백업 시스템은 건축물에서 자생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태양열 등과 같은 신재생 설비를 적용하는 것이며, 최대한 에너지를 절감하고 난 뒤에 최종 단계에서 필요한 용량만을 설치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초기단계부터 친환경 디자인의 접근 순서에 따라 진행하면 건축물의 쾌적 환경 조성을 위한 많은 노력과 비용이 절약되고, 지구환경 보호에 일조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것이 바로 이 시대 건축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The basic principle to design the the environmentally friendly building" , 《2013 정림건축 연감집》 발췌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