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공업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대규모 임해산업단지 개발에 착수한다. 중화학공업 특성상 소재 생산에 유리한 물리적 환경과 입지 조건에 맞는 지역을 선정해 업종별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계획이 세워졌고, 이중 화학공업단지는 울산과 여천(여수)으로 선정되었다. 당시 충주비료가 국내외 석유화학사들의 합작을 주도했는데, 김정식의 충주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림건축은 관련 공장 및 사택단지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하게 된다. 공단의 근∙중거리에 조성된 사택(社宅)은 공장 근로자들과 기술 간부들, 임직원들과 그 가족의 주거를 해결하기 위해 지어졌다. 1977년 여천에 계획된 한양화학 사택단지는 현재 여수 소호동 한화솔루션아파트로 불린다.

단지는 연립주택 13동을 비롯해 차고와 수위실, 체육관, 목공작업실과 인쇄실, 어린이놀이터 등 여러 부대시설들을 갖추었다. 배치를 보면 서측의 높은 지대에서 모든 주호가 남해 앞바다를 바라다볼 수 있도록 주거단지를 배치하고, 동측 낮은 지대에는 복지관과 수영장, 체육관 등을 배치해 용도별로 조닝하고 바다 조망도 확보할 수 있는 배치를 취했다. 해안도로에서 5m 가량 자연스러운 경사녹지대를 형성해, 도로에서 단지로 향하는 시각적 프라이버시를 확보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