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 & Architecture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관 메디컴플렉스
모상진, 우소영
모든 병원 설계를 시작할 때,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는데 병원뿐만 아니고 ‘캠퍼스 전체가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까지도 제안을 드렸습니다. (…) 마스터 플랜을 2006년부터 수립해 놓고, 그 그림에 따라서 아주 조금씩 단계별로, 예산이 확보될 때마다 건물을 지어 나갔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최적이지만, 어떤 것도 개선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운영되었는데 그들의 비전에 대해서 우리가 ‘여러분은 어떤 학교, 어떤 고려대로 가겠냐’고 물어보면서 공간 구성을 같이 논의했습니다. (…) 지금 당장 지어야 하는 것을 바라보는 건 아니고 계속 성장했을 때, 이 끝이 뭔지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황도원
웨이 파인딩(way-finding), ‘병원의 길 찾기’라고 하는데 내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 그 방향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로비(아트리움)에 들어오면 본관과 신관이 한눈에 들어오고 사이니지에서 각 층에 뭐가 있는지 보이고 ‘호스피탈 스트리트(hospital street)’가 펼쳐지게 되고… 그러면 제가 가야 할 길이 편하게 보이는 거죠. 환자 동선, 의사 동선, 직원 동선, 보호자 동선, 일반인 동선 등 여러 복잡한 동선들을 모두 고려하는 동시에 환자들이 왔을 때, 보호자들이 왔을 때 길 찾기는 쉬워야 하고. 복잡한 건물이죠.
병원은 병상만 중요한 게 아니고 외래라든지, 중앙진료부라든지, 지원시설이라든지 이런 곳들이 뒷받침 되어야 병동도 같이 가는 건데 고대 안암병원은 1,000병상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하부 지원시설, 외래, 중앙진료부 등은 500 병상 정도밖에 안 되는 규모였어요. 증축을 하면서 병상 수는 크게 늘리지 않았고 대신 외래, 중앙진료부, 지원시설에 면적을 더 할애하여 ‘병원 시스템을 규모에 맞게 정상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소영
사용자가 우리한테 요청하는 게 지금 당장의 것을 해결하기에는 굉장히 좋을 수 있는데 우리는 한 템포 더 생각합니다. 조금 더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제안을 드립니다. 그래서 가끔은 저희가 ‘고치지 마세요’, ‘설계 지금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는데 사실 설계자가 이런 얘기 하기는 되게 어렵잖아요. (…)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하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