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은 약 1억 명의 여행객을 수용하는 국내의 대중적인 공공시설이자 협력설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림의 전 명예회장 김정식은 본 설계에 있어서 한국적인 느낌을 구현하는 데에 집중하였다. 정원과 물의 사용, 그리고 궁궐과 성문 등의 전통요소들을 차용하고 발전시키고자 한 건축가의 고민은, 청와대 본관과 춘추관과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나타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 대한 추구로 이어졌다. 이러한 고민과 문제해결은 본 여객터미널의 건축적 의미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이 공간이 세계화라는 시대정신과 한류라는 동시대 대중문화를 작동시키는 동력이라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과 자연 요소를 반영하는 곡선의 형태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유연한 자본 축적과 분산에 따른 이동성을 함축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지 않을까?